새벽의 고양이와 보이지 않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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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새벽, 우연처럼 찾아온 장면 오늘 새벽, 운동을 나가기 위해 아파트 문을 열던 순간이었다.  모퉁이 그늘 속에 어미 고양이 한 마리와 두 마리의 새끼가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특별한 장면은 아니었다.  도시의 아파트 단지에서 흔히 스쳐 지나갈 수 있는 풍경이었다.  그러나 나는 발걸음을 멈추었다. 새끼들은 건강해 보였고, 어미의 눈빛에도 굶주림의 짙은 그늘은 없었다.  그럼에도 나는 알 수 없는 충동에 이끌려 집 안으로 다시 들어갔다.  냉장고에서 고양이 먹이용 닭고기 봉지를 꺼내 들고 돌아왔을 때,  그들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이야기는 거기서 끝난 듯했다. 그러나 어떤 이야기들은 끝났다고 생각한 자리에서 비로소 시작된다.  운동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그 자리에 다시 그들이 있었다.  새끼들은 나무 사이를 오가며 바쁘게 놀고 있었고,  어미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주위를 경계하고 있었다.  나는 닭고기 세 조각을 조용히 내려놓고 뒤로 물러섰다.  어미는 내 움직임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고 따라보고 있었다. 한참 뒤 다시 그 자리를 지나게 되었을 때,  새끼들은 먹이에 열중해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내 시선은 새끼들보다 어미에게 오래 머물렀다.  어미는 먹이 곁에 있지 않았다.  조금 떨어진 자리에 몸을 낮춘 채,  귀는 사방의 소리를 모으고 눈은 먼 곳의 기척까지 놓치지 않고 있었다.  새끼들이 먹는 동안 어미는 먹지 않았다. 나는 그 침묵 속에서 어떤 문장을 보았다.  소리로 말해지지 않았으나 분명히 읽히는 문장.  생명이 다른 생명을 지키기 위해 오래전부터 써 내려온,  눈에 보이지 않는 이야기였다.   2. 침묵은 언제나 표면보다 깊다 문학은 오래전부터 이런 순간을 알아보았다.  말로 다 설명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더 많은 진실...